Q. ..여러분의 졸업식은 어땠나요? (열심히 썼어요.. =_=;; 아마 다시는 이렇게 길게 못쓸듯..;;) - 2008.2.11
과거의 자문자답 2009. 7. 23. 19:00음... 울었어요..;; -ㅁ-;;
저는 지난 2월 5일에 졸업식을 했는데..
처음엔 친구랑 "엥? 눈물이 안나네~ 이히히히히~" 그러면서 엄청 좋아했는데..
막상 교무실에 혼자 계시는 학년부장 선생님께
"1년동안 저 가르쳐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한 뒤에,
선생님이
"졸업하고 나서도 열심히 살아라." 라는 말씀을 하셨을때..
눈물이 앞을 가렸어요.. ㅜ.ㅠ
그래서 졸업식 끝나고 해물탕을 먹었는데.. =ㅁ=;;
해물탕집 가기까지 엉엉 울었습니다.. =_=;;
아, 그리고 제 친구는 졸업했다고 동아리 후배들이 두부줬대요~ =ㅂ=
............출옥 축하한다고.. -┏
..아.. 출옥인가.. =ㅂ= (끄아악~!! 갑자기 밝은빛이 쏟아져서 앞이 안보여~ <-퍽!!)
옛날에 친구 핸드폰배경에 언뜻
"학교라는 감옥에 갇혀,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이런 비슷한 글이 쓰여진걸 본것 같긴한데..
그러고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ㅂ=
그래도 전 나름대로 고등학교를 성실(...하진 않지만...... 지각도하고 야자도빼먹고 공부안해서 벼락치기도... - _-;;)
하게 다녔.. (퍽!!)
..어쨌든 고등학교를 다녔다는게.. =_=;; 어떻게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노력은 안했으면서도) 수능 보는 압박감 때문에 맨날 운 기억밖에 없는데도 그래도...
제 나름대로(?)의 한 고비(?)를 넘겼다...랄까,
물론 앞으로도 인생에서 험난한 고비들을 많이 겪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뭐가? =_=;;)
사실 고1땐 중학교 때와는 다른 생활에 힘들어서 '자퇴할까?'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눈 앞에 졸업장을 받은거 보면 신기하기도하고.. 학교 다녔다는 게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 그러고보니 제가 맨 처음에 본 일드가 TV에서 하던 고쿠센이었는데요.
전 고쿠센의 마지막장면을 잊을수가 없습니다.(....라고해도 고쿠센2일지도 모르고.. 본지가 몇년인데..;; =ㅁ=;;)
졸업식장에 제일먼저 3학년A반이 들어가고 차례대로 B반,C반이 들어가는데,
주인공들이 있는 D반은 한명도 안와서 가슴 조마조마하다가 맨 마지막 으로 단체 입장하죠.
저희도 각 반별로 뭉쳐서 입장을 했는데, 전 8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반 중에 제일 가운데 자리에 앉는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맨 처음에 입장했네요. =_=;;
...................이래선 주인공이 아니잖아!!!
게다가 제일 들러리..!! (퍽!!)
그리고 또, 졸업식을 5층 강당에서 했는데.. 예행연습 때 낑낑대면서 2층 교실에 있던 자기 의자들고 강당으로 올라갔고, 졸업식 때 다 끝나고 낑낑대면서 그 의자 다시 교실에 갖다놨네요.. -_-ㅗ
가뜩이나 학부모며, 형제자매들이 복도에 쫘~악 깔렸는데.. 의자들고 그 사이 헤쳐나가느라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복도에서 단체로 의자들고 가는데 다들 옆쪽으로 쫙 비켜주시는데 구지 제 옆에있던 자기 딸, 교실 들어가기전에 먼저보시겠다고 제 앞으로 자꾸 오셨던 어머님........ 잊지 않겠습니다. -_-^
무거운데 자꾸 앞에서 진로방해하셔서 수고 많이 하셨구요.. -_-
걔 7반이고 저 8반인데 걔가 자기네 반으로 들어가니까 같이 따라 들어가시려고 주춤주춤 하시는 바람에 졸지에 어디로 뚫고 나가야 할 지 고민하면서 한참동안이나 뼈빠지게 의자 들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_-
아, 또, 앨범 10개 운반하는데 자꾸 교실 앞쪽에서 안비켜주시고 계속 서 있으셨던분들...... 고맙습니다. -_-
앨범한개도 무게 장난아닌데 10개들고 어떻게 빠져나갈지 고생하느라 땀 진탕 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_-
..졸업식 날, 담임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나는 학창시절을 여학교(여중-여고-여대)로 다니면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고찰을 해봤다.
예쁜 여자도 좋다.
..그렇지만 예쁜 여자 보다도 멋진 여자가 되거라.
언제나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살아라.
자신감을 가진다면 자신의 능력을 100%,200%,300%... 아니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을거다."
라고. (졸업한 지 며칠이 지났기 때문에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말씀을 하셨던 담임선생님이 왠지 반짝반짝하게 보였다면 제 착각이었을까요...;
..그치만, 담임선생님 말씀대로 앞으로는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서 멋진 여자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은 끝입니다.
이 때까지 받았던 정규수업이 모두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졸업하면 다시는 아무리 그리워해도 그 때 그 시절, 그 교복, 그 교실에서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놀고 공부도 하고 땡땡이도 치고 (..;;) 수업시간에 졸기도하고 (;;;;;;) 매점에도 가고 (=ㅁ=)...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짝사랑하는 남학생이나 선생님(무슨 신파극이냐.. -_-;;)을 교내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 등등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기쁜일도 있고 슬프고 화가나는 일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거 언제 끝나냐?'라고.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더는 그 때 그 시절, 그 교실에서 웃을 일도, 상처받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내일도 이 생활은 계속되겠지. 지겨워. 끝나긴 하는거냐;' 라는 것도 이제는 끝입니다.
그치만 이런말도 있지 않습니까?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라는.
그러니까 졸업은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인생은 끝이 아닌 겁니다.
분명 또 다른 어딘가에서, 각자의 장소에서 다시금 살아갈겁니다.
또 기뻐하고 사랑하고 성취하고 울고 화내고 상처받고 낙담하겠죠.
그래도 이때까지 학창시절에 배워왔던 것들이 조금은 나를 도와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분명, 괜찮을거라고 믿고있으니까요. (きっと大丈夫って信じてるから。)
근데........ 쓰고나니까.................
왜 이렇게 졸업식 송사 아니면 교장선생님 훈사 같냐...;; -_-;;;;
참.. 내 스스로한테도 뻔한 말 별로 안감사하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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