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이어...

그래서 OT를 한 나는.. 에듀콘 생활을 하게 되고.. 어느덧 2주의 시간이 흘렀다.


기존에 내가 수업을 듣기 전에 두려워했던 것은 다음의 세 가지였다.

1)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은 잘 할 수 있는가?
2) 나는 외국을 한번도 안갔다 왔는데 과연 9 to 5로 영어를 쏼라쏼라하는게 가능한 일인가?
3) 나보다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적응하지 (.......)


하지만 1)과 3)의 경우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는 것),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었다.
에듀콘을 갔을 때, 내가 비록 고령자 (...)에 속하는 학생이긴 했지만, 그래도 다 같이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었다.
그건 에듀콘의 다음 두가지 특징 때문이었다.

(1) 에듀콘 커리큘럼 특성 상, 다같이 수업 중에 Debating 하고 Co-Work 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 Presentation을 하면서 내꺼도 자신있게 발표하고 친구들꺼도 응원하며 들어주기 때문에 좋았다.

(2) 자리를 1주일마다 바꾼다.


(2)의 경우, 좋았던 점이 어떤거였냐면.. 한 반에 학생이 24명 정도 있는데, 한 팀당 4명정도 해당된다.
1주일마다 무작위로 자리를 바꿈으로써, 수업이 끝날때 쯤엔 어느새 전체 학생들과 친해지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ㅋㅋㅋㅋ


그리고 2)의 경우 (영어를 쏼라쏼라) 또한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었다.

(1) 고급반을 듣는 같은반 학생들의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나는 세상에 이렇게 외국에서 4,5년 살고.. 교환학생 다녀오고.. 어학연수 다녀오고.. 해외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줄은 몰랐다 ㅠㅠ
무슨 토익 900점 이상 되는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하고.. 오픽 AL 되는 사람들도 많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토익, 토스 만점이여......
글고 영어만 잘하는 것도 아니고.. 2,3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빛... 그냥 빛.....)

그러다보니.. 9 to 5로 강제로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영어로만 말해야 하다보니.. 이건 뭐 안늘 수가 없었다 ㅋㅋㅋㅋ

(2) 에듀콘 커리큘럼이 날 한국어로 못살게 했당 ㅠㅠ
에듀콘의 대표적인 시스템인 EOP로 인해서 수업시간+쉬는시간 모두 영어로 말했어야 했는데..
그리고 커리큘럼 상, 영어로 말해야 하는 수업이 많은 편이었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첫 2주만에 에듀콘 수업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누워있으면 머리 속에 영어만 둥실둥실 떠다니는 느낌을 느꼈다.
이건 다른 외국어 잘하는 분들도 공감하실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같은 경우는 대학교 방학 때 1달동안 심심할때마다 cnn 틀어놓고 계속 수시로 봤더니 그 때부터 귀도 조금씩 트이고 머릿속에 자연스레 영어만 계속 남았던 경험이 있었다.
하루종일 일본인 직원과 만나서 10시간 정도 통역 진행하고 난 뒤에도, 그날 밤에 잠자리까지 일본어만 머릿속에 계속 멤돌던 경험도 있었고..
머리가 안쓰던 공부를 해서 그런가 외국어쪽에 활성화가 된 느낌.. 이런 느낌을 에듀콘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뭣보다도 두달 반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은 부쩍 향상된 것 같았다.

전에도 한번 썼지만 나는 꾸준히 영어와 일어를 공부하고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할 정도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 실력에 대한 의심은 항상 있었다.
친구들의 말은 거의 대부분 알아듣긴 했지만 간혹 이해를 못해서 양해를 구하고 다시 질문하는 경우도 있었고..
입에 붙은 표현은 곧잘 썼지만 그렇지 않은 표현들은 간혹 더듬거리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일종의 컴플렉스도 있었고..
하지만 에듀콘에서 계속 영어를 배우면서 그 컴플렉스의 사이즈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기존의 일반 영어학원과는 달리, 에듀콘에서는 내가 발언할 기회도 차고 넘치게 많았고..
유사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니만큼,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만약에 영어를 배우려고 에듀콘을 들을지 말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 말고 한번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ㅋㅋㅋㅋ



그래서 실제로 에듀콘을 완료한 후기는


​​드디어 그토록 길고 길었던 2달 반의 에듀콘 생활이 끝났다.


위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여 ㅋㅋ
하지만 감성이 듬뿍 담긴 글이라 도움이 될진 모르겠어여 ㅋㅋ
그래도 아무쪼록 다른분들 블로그 글과 같이 보시고 참조하시면 될거 같습니당 ㅋㅋ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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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듀콘 사전 탐방

집도 구했고, 카드 발급도 받았으니 한번 에듀콘을 미리 가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니 만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 있었다.
그리하야.. 수업 시작하기 하루 이틀 전에 건설산업교육원을 가보게 된다.

하지만 그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양재에 건설산업교육원이 두 군데라는 것을....... 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 간 곳의 건설산업교육원은 진짜 건설,토목 쪽의 전문 수업을 가르치는 곳이라서,
카운터에 가서 한번 미리 둘러보고 싶다고 했더니, 언어쪽은 별도의 건물에서 따로 가르친다고 했다.
그래서 한번 들어가봐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했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그래서 다시 부랴부랴 에듀콘 건물로 갔는데..
어쩌다 보니 수업이 끝나는 5시 경에 들어가게 되었다.
반이 한 4개정도 되어보였고, 수업이 마무리될 즈음이라 집에 가는 사람이 눈에 보였다.
이래서야 수업을 둘러보는건 사실상 어렵겠다 싶어서.. 교무실을 들르지 않고 걍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가면서 사람들을 보았다.

대충 봐도 대부분이 대략 20대 중후반 남짓의 학생들이었다.
누가봐도 갓 졸업했겠구나.. 싶은 정도로 피부가 탱글탱글한 사람들이 많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수업을 듣는데 나보다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수업을 들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나는 지금 취업이 너무 급한데.. 어떻게 보면 공부라는 명목 하에 그냥 나보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기분(?)만 내다가 가는게 아닐까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2) 오리엔테이션을 가다!

드디어 대망의 오리엔테이션 날이 밝아왔다.
가기 전에 걱정한 것은 다음의 3가지였다.

(1)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은 잘 할 수 있는가?
(2) 나는 외국을 한번도 안갔다 왔는데 과연 9 to 5로 영어를 쏼라쏼라하는게 가능한 일인가?
(3) 나보다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적응하지 (.......)

오리엔테이션 장소가 삐까번쩍한 데라서 솔직히 좀 쫄았다.. ㅠㅠ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서 OT를 3시간 가량 들었다.

정장은 입은 말쑥한 남자직원이 나와서 에듀콘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교육받기 좋은 기관인지, 너희들의 영어실력이 어떻게 상승하고 취업에 도움이 될건지, 앞으로의 생활과 규칙, 그리고 주의사항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려.. 이건 마치.... “길 잃은 어린 양들아.. 나를 따르라.. 그러면 광명을 찾게 될 것이다!!” 하는 느낌이었으..
마치 대부분의 유명 학원이나 스타강사에서 나올 듯한 포스였당.. ㅋㅋㅋ

그리고 지난 기수들 학생들을 초청해서 후기를 들려줬다.
후기는 대부분 비슷했다.. “​​​에듀콘 이렇게 저렇게 좋아여!!​근데 힘들어여.......... ㅠㅠㅠㅠ

음.. 사실 나의 OT에 대한 첫인상은..
‘오... 뭐 다들 좋기만 하대.. 이러다 집에 갈 때 옥장판이나 홍삼엑기스 사야되는거 아녀??’라는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
음.. 하지만 결국 옥장판이나 홍삼엑기스를 사는 일따위는 일어나진 않았고.. (물론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ㅋㅋㅋㅋㅋ)


결국 OT 후에 같은 반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아이스 브레이커 시간을 시작으로 새로운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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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3달 전에 지원후기를 쓰다가.. 여차저차 바빠서 안썼는데..
요즘 블로그 유입 경로에 ‘에듀콘 전화면접’ 키워드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새로 늘어나셔서 뒤이어 쓰는 후기당..


여튼.. 지난 편에 이어..


​​1)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자!!


“안녕하세요. 건설산업교육원입니다. 김지인님 맞으시죠? 해외 비즈니스 영어건설 수주 및 협상과정에 합격되셨습니다.’
라고 합격전화를 받은 나는, 부랴부랴 고용센터로 달려가서 내일배움카드 발급 신청을 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전화 결과와 실 수업까지 시간이 2주 좀 넘게 남은 시간이라..
카드를 발급 받기엔 시간이 넘나 타이트했던 것.. ㅠㅠ
하지만 원칙상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카드가 없으면 수업이 안된당..

(글고 카드를 발급하면서 결국 에듀콘의 총 교육비를 나중에 알게 된다.. 그 교육비 보고 우리나라 정부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런 좋은 교육을 공짜로 한국에서 들을 수 있다니.. ㅠㅠㅠㅠㅠㅠ 우리나라 좋은나라 ㅠㅠㅠㅠㅠㅠ)


여튼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고.. 나는 원래 지방에 살기 때문에 서울에 살 집을 구하게 된다.

참.. 근데 내일배움카드는 발급할 때 약 2주의 시간이 걸리지만 개인에게 지급하는 한 달 지원금이 11만원 전후고
취업성공패키지는 발급할 때 약 6주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한 달 지원금이 30만원 후반대 정도 나온다.
그러니 혹시 나처럼 지방에서 상경하는 사람들은 에듀콘 전화면접 보기 전에 미리 취업성공패키지 신청하고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취업성공 패키지는 1,2,3단계로 나눠지는데, 에듀콘 수강은 2단계에 해당된다.
즉, 앞에 1단계가 완료가 안되면 카드 발급이 안되기 때문에 수업을 못듣는다는 이야기.... ㅠㅠ
그래서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나처럼 나중에 서류 마감일 당일에 에듀콘 신청해서 면접보고 단 2주만 정도 남겨놓고 수업에 부랴부랴 들어가는 것보단..
그 이전에 신청해서 여유롭게 들어가면 취성패로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ㅠㅠ)




​2) 서울에 살 집을 구하자!!!


여튼 이렇게 어찌저찌해서 수업 전까지는 내일배움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고 고용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난 후,
지방인으로서 이제 서울에 살 집을 직접 구해야 했다.

첨엔 수입이 땡전 한 푼도 없는데 돈을 쓰기만 하는게 괜찮을까 싶다가..
한번 하루종일 영어만 하는 환경에서 영어를 실컷 써보고 싶었기 때문에..
‘에이C.. 못먹어도 고!’하는 마음으로 건설산업 교육원 근방에 고시원을 2군데 정도 돌아다녀 보았다.



어... 음.... well......
방에 화장실도 있고 책상이랑 침대랑 티비도 있긴 한데..
내 방보다 1/2 크기..
창문은 화장실밖에 없어서 방 안에서는 밤낮도 구분하기 어렵고..
공간이 협소해서 침대의 발 밑 부분은 책상 아래에 들어가 있고..
결정적으로 방 문을 닫았을 때,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 방 크기가 협소하고 창문이 없기 때문이었겠지..

예전에 이태원에 게스트하우스 한번 묵었다가.. 그 집도 창문이 가구로 거의 가려져 있어서..
방문 닫으니까 꼭 무덤 속에 누워있는 기분이었는데..

고시원 방은 그것보다 더 작고 방으로 뚫려 있는 창문이 없다보니.. 이러다 없던 폐소공포증이 생기겠구나.. 싶어서 무서웠다..
그리고 그 고시원 방이 1달에 40만원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양재에서 2군데만 봤지만 그 몇몇 방들을 보다가 다시 길가에 나왔는데,,
스포츠 카 몇 대가 내 옆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갑자기 현타가 빡!!!!!
열이 빡!!!!!! 쳤당...

그래서​​ ‘​​​아오..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를 시전하며,
결국 양재말고 다른 곳에 고시원을 얻게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


양재까지 가려면 지하철을 한 번 환승해야 하지만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 곳에 고시원을 새로 알아보고..
그 곳에서도 똑같이 40만원을 부르는 방을 잡았다.
그래도 방 크기가 좀 더 넓어져서.. 화장실까지 딸려 있고 방 크기가 내 방의 2/3정도 되는 것도 맘에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방에 창문이 있는게 너무 좋았다!!
(음.. 근데 경치는 안보인다.. 창문 앞이 옆 건물 벽이었기 때문에....
근데 그래도 방 안에서 낮인지 밤인지 구분을 할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ㅠㅠㅠㅠㅠㅠ)


결국 그 자리에서 집주인이랑 방 계약을 하고..
다시 내일배움카드를 받기 위해서 원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부터 진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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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
에듀콘에서 11주간 총 350시간의 해외비즈니스 영어 건설 및 수주협상과정의 대단원의 막이 엊그제 드디어 끝났다.
사람들과 마지막으로 술자리를 가지고.. 어제는 하루종일 고시원에서 잠만 잤다..

2달반 전, 처음 서울, 양재에 왔을 때의 그 막막함, 나 빼고 다들 양복입으며 돌아다니는 회사원들.. 어디까지 나열되어 있는지 끝이 안보이는 고층빌딩 등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나고야 만다.

30 평생 대전에만 살아온 내게, 무언가 학위를 위한 것도 아니고 순전히 내가 원하던 외국어 공부를 위해서 매달 40만원씩 고시원 비를 내가면서 공부를 한다는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9 to 5로 영어공부와 비즈니스 공부를 했던 나날들..
이미 카이스트 어학센터에서 프리젠테이션 과정을 수강하긴 했었지만..
에듀콘에서 발표하기 위해 일일히 영어로 된 피피티를 30장씩 만들어가며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고심하고 발표했던 일..
사람들과 으쌰으쌰하면서 Site Survey하고 영상을 만들었던 나날들..
영어 면접 준비하면서 좌절하지만 그래도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무언가 배워갔던 것들..

그리고 5시 이후에 추가 수업으로 NCS, 토익스피킹, PM과정을 더 들으며 느꼈던 고난... 역경...
그랬기에 거의 9시부터 8시까지 수업을 들었던 나날들..

매일 아침, 사람들 사이에서 낑겨서 죽을것만 같았던 서울 지하철을 편도 1시간씩 서서 다니면서..
도대체 이놈의 발목은 병원에서는 나아졌다고 하는데 왜 맨날 아프기만 한건지 괴로웠던 나날들..

내 방의 2/3밖에 안되는 고시원에서 온갖 벌레와 사투를 벌여야 했고, 막혀가는 세면대 때문에 짜증났던 나날들을 겪어야 했다..
정말 말도 안되지만 어느 날 고시원 주방에서 40대 후반의 아저씨한테 주말 점심 같이 먹자는 소리 듣고 무서워하며 고시원에서 밥 안해먹고 매일 저녁은 풀때기로 방 안에서 홀로 배를 채워야만 했던 나날들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끝난 뒤, 사람들과 마신 술 한모금, 서로 으쌰으쌰 하자며 나눴던 다정한 위로들이 결국은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

여기 있으면서 하루종일 영어를 쓸 수 있다는 점도 무척 좋았지만..
좋은 선생님들과 같은 반 학생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이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귀여움을 받게 될줄은 몰랐다..
지난 두달 반동안 커리큘럼을 따라가느라 너무 벅차고 힘들었지만..
앞으로 인생을 계속 살면서도 ‘이렇게 많은 누군가로부터 사랑 받았다는 경험’을 했다는건 내 인생의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회사를 나오며.. 약 2달 간은 꿈속에서도 회사 꿈을 꿨었고..
회사에서 내팽겨졌다는 느낌 때문에 회사를 증오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시기를 5개월간 겪었었다.
취업시장에서 좀 더 유능한 사람이 되고자 여러 자격증들을 1년 간 준비했는데 결국 내가 원했던 직업 근처에도 못갔을 때도 낙담했었고..
그런데 나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 보여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참 많은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착하게 살아라. 남에게 피해주면 안된다.’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던 내게, ‘내 감정이 어떤 것으로 인해 불편하다면 너무 참지 말고 표현해도 된다.’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확실히.. 예전보다는 회사에 대한 증오심이 많이 옅어졌다.
그건 아마 지난 2달 반동안 공부에 집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여러 추억을 쌓았기 때문이었겠지.

다양한 인생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멀리서 보기에 부럽기만 한 사람들도...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극복하고 살아가고..
자신의 약함을 감추지 않고 서로에게 공유하면서 더 강해지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새삼 감탄하기도, 놀랍기도 했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서 대학 4년동안 아싸로 살면서 학교-집만 반복하며 홀로 공부만 하던 내게, 회사생활이 아닌 다른 계기로 사람을 만나고 정을 나눴다는건 참 의미있는 나날들이었다.

그토록 힘들었던 열흘 간의 PM 추가수업을 듣고나서 사람들과 소소히 대화를 나눴던 수제 맥주집,
왜 영어실력이 이처럼 늘지 않을까 괴로워하며 들었던 토익스피킹 수업 후에.. 결국 대학 졸업 후에 7,8년만에 다시 도전한 토익스피킹에서 레벨7이 나와서 사람들을 얼싸안고 좋아했던 일..
그 놈의 발표 과제들 때문에 5시가 지나도 사람들과 교실에서 피피티 작업을 하다가.. 양재 한복판의 편의점 앞에서 소소하게 맥주 1캔씩 마시면서 1명씩 칭찬타임을 가졌던 일..
사람들과 목요일 밤에 강남역 근처에서 술먹으려 걸어가며 봤던 수많은 인파들..

5시에 수업이 끝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었던 에그드랍 샌드위치의 보슬보슬한 계란의 촉감..
에듀콘 근처의 바나프레소라는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면, 음료에 쓰여있던 오늘의 운세들..
저렴하지만 마치 혈관이 터질 것처럼 맛있었던 크라이 치즈버거..
짬뽕하나 시켜도 맛난 튀김빵을 주는 근처 중국집 등등..

에듀콘에서 다녔던 많은 것들이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으로 남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선생님들..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무언가 더 가르쳐주려고 했던 선생님들..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어떻게든 학생들이 앞으로 시행착오를 덜 겪고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좋았다.
그 선생님들의 긍정적인 모습들은 내게 많은 힘이 되기도 했다.

내 인생이라는 책에서, 31살의 9월달의 페이지가 이렇게 닫히고 있다.
나는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여전히 내가 언제 취직을 할 수나 있을 지 암담한 현실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9월 하반기를 20일이나 날린 시점에서 다시 남은 공고라도 잡도록 발버둥을 해야겠지..
하지만 언젠가 지금을 생각하면 빙긋이 웃을 수 있는 추억이 생겼다는게 기쁘다.
지금 만난 사람들이 과연 나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 그건 나는 모른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은 사람 간의 관계성을 바꿔놓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의 거주지마저 바꿔놓기도 한다. 꼭 한국이 아니게 될 수도 있고..
하지만 과거의 좋은 추억은 그 자리에 남아서 한 사람의 좋은 자양분이 될거다.
아니, 오히려 좋은 추억일수록, 나중에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더 좋게 미화되어, 설령 내가 미래에 힘든 일을 겪는다 해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겠지.

이제 대전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겠다.
퇴사했을 때 롱패딩을 입고 나왔었는데.. 어느덧 다시금 긴팔 옷을 꺼내입어야 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으므로...

지난 두달 반동안.. 참으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P.S. 에듀콘 후기 3은 나중에 시간될 때 계속 작성하겠슴다..
근데 취준때문에 바쁘면 못 쓸 수도 있고 (...)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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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그렇게 강릉중앙시장 한복판에서 나는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게 된다 (...)

2달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질문은 심플했다.
1. 너 자기소개 해봐
2. 그 자기소개를 기반으로 꼬리를 무는 질문들..

나같은 경우는 ‘1. 너 자기소개’ 에서, ‘어.. 나 31살이고 ㅇㅇ출신이야. 지난 6년동안 고객지원팀 다니던 직장인이었어.. 근데 최근에 관둠. ㅠㅠ 근데 나 휴가로 강릉 중앙시장 왔는데 시장 한복판에서 영어로 쏼라쏼라 할라니까 민망하다 ㅠㅠ’ 이런 얘기들을 했었다.

그 뒤에 온 질문.. ‘2. 자기소개 기반으로 꼬리 무는 질문’.
너 왜 관뒀니?’, ‘너 이 일 안한다고 했는데 앞으로 그럼 무슨 일 하고 싶은데?’ 등등이 있었다.

짧게 한 5분정도 질문들이 끝난 뒤, 그 쌤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영어 좀 하는거 같아서 최고 등급 반에 넣어줄거야.”

음.. 난 예전에 YBM 영어회화 고급반 들어갔을때 정작 외국에 몇년동안 살았던 다른 수강생들 등쌀에 못이겨서 묵언수행만 4개월 하다 때려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순간 수많은 동공지진을 하게 되었다.
난 한마디 할때 그 분들은 3~5마디 하시더라고....

그래서 “뭐?? 최고등급? 나 외국에 한번도 안나갔다 왔는데 괜찮을까??” 라고 물었으나,
“응 ^^ 어차피 우리는 반이 2개야. ^^ 초급반과 고급반으로 나눠져있단다. ^^” (.......)
“근데 넌 고급반 들어가도 잘할거 같아. 근데 정원 다 차면 님 못들어감.” (......)
이라는 상냥한 코멘트를 받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설마 되겠냐.. 라는 느낌으로 마저 여행이나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물리치료를 받던 중..
전화를 한통 받게 된다.

“안녕하세요. 건설산업교육원입니다. 김지인님 맞으시죠? 해외 비즈니스 영어건설 수주 및 협상과정에 합격되셨습니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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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 일상 기록용이자 영어 수업의 후기.
시작하면 꽤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회사를 올 2월에 관두고.. 3월에 한국무역협회 무역마스터 과정에서 면접에서 떨어진 뒤 (...),
지난 6월, 원산지 관리사 시험의 합격증을 받았다..
그 후 여러 회사들에 이력서를 넣고 자소서를 썼지만 서류에 떨어지기를 수차례, 매일매일이 멘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들이었다.
그러던 중, 6월 중순에 사람인 메인에 뜨는 에듀콘 광고를 봤다.

7년 전, 충남대 언어교육원에서 토익스피킹을 배울 당시, 소피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님한테서 배웠던 기억이 있었다.
29살의 연예인같이 어여쁜 외모와, 교육법이 출중했던 그 선생님이 나중에 별도의 교육기관을 설립했을 때, 그 이름이 에듀콘이었었다.
사실은 그래서 에듀콘은 몇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3,4년 전, 문득 그 선생님이 그리워서 이름을 검색했었는데, 후기에 나온건 동명이인의 건설산업교육원의 영어전문 교육기관인 ‘에듀콘’ 얘기만 검색어가 많이 나왔으니까..
이번에 할 얘기는.. 그 건설산업교육원의 에듀콘 이야기..

그 때 네이버 블로그들을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블로그 후기들에 공통적인 내용이 있었는데..

1. EOP 라는 English Only Policy 때문에 하루종일 영어만 써야 한다는 점
2. 해외 건설 수주 협상과정이지만 꼭 이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수강생들이 듣는다는 점
3. 수업이 빡세염 ㅠㅠ

이었다.

영어만 쓰기 때문에 영어가 많이 향상 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지만..
당장 취업이 급한데 신청하는게 말이 되나 싶어서 외면해왔던 수업이었다.
그리고 백수된 지 슬슬 반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돈이 점차 줄기도 했고..
그 동안 발목 도수치료 받으며 돈을 200가량 썼기 때문에 통장잔고가 많이 줄었었다..

그치만 사실 이 수업을 신청하게 된건 지극히 충동적이었다.

나는 그토록 1년 가까이 이직하려고 힘썼는데.. 서류는 통과되지도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고..
지난 10년동안 학교수업과 업무시간 외에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공부해왔던 외국어 실력에 대한 의심은 항상 떨칠 수가 없었다.
이건 30년 평생 해외를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일종의 컴플렉스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국내파임에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게 옛날에 굿모닝팝스를 진행하던 오성식 쌤이나 이근철 쌤이겠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니까.. 라는 생각도 했었고..

그래서 처음에는 어차피 취직도 안될거.. 한번 지원이나 해보자.. 라는 맘으로 지원했다.
사실 뭐 KITA 무역마스터도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이 과정이 설마 되겠냐는 마음도 있었고 ㅋㅋㅋㅋ

그리고나서 취업에 잦은 실패로 인한 빡친 마음을 가지고 강릉여행을 갔다.
하루에 18000~20000보를 걸으며 돌아다닌 여행..

그 1박 2일 여행 중, 마지막 날에 강릉 중앙시장 한복판에서 에듀콘 전화면접을 보게된다.

“안녕하세요, 건설산업교육원입니다. 지금 영어선생님과 전화면접하시게 될건데 혹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아, 괜찮으시다고요? 선생님이 대기하고 계셔서요. 지금 연결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강릉중앙시장 한복판에서 왠지 영국억양? 혹은 호주억양?을 가진 것 같은 남자 선생님과 영어면접을 보게 되었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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