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면서 다시보기로 챙겨봤던 방송 중에 MBC에브리원에서 했던 ‘캐스팅콜’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레트를 선발하는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



야근을 할때 너무 힘들어서 평소에 음악을 틀어놓고 일을 하던 나에겐, 이 프로그램이 큰 위안이 되었다.
원래는 뮤지컬에 큰 흥미를 못느꼈던 나였지만, 600여명의 도전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고, 그를 통해 여러 뮤지컬 넘버를 듣는 것도 한 재미요소였다.

그래서 결론은 2018년 6월 16일에 그 ‘캐스팅콜’에서 1위를 차지한 백승렬, 최지이 배우가 나온 극을 보러 갔다 ㅋㅋ
진짜 한달 전부터 두근두근하면서 예매했었는데 ㅋㅋㅋ
일부러 좋은자리에서 보려고 VIP석으로 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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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스토리는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남부의 유명 대농장을 소유한 부농의 딸인 스칼렛 오하라가, 전쟁을 겪고, 여러 남자들을 거치며 어떻게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가를 보여주는 극인데..

일단 극 자체로만 놓고 봤을땐 이게 1900년대 초의 미국이기 때문에 현재와는 약간 다른 모습이 나온다.

부농의 딸에게는 하루 일과중 낮잠자는 시간이 있다던가, 매일같이 열리는 파티, 심지어는 전쟁중에도 열리는 자선파티.. 그리고 레트가 남부 사람들에게 ‘너네들은 공장이 없으니까 무기를 못만들어서 결국 전쟁에서 질거다’라고 일침을 놨을 때, 부자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뭐든 다 잘될거라는 믿음까지...

그리고 그런 부분들은 무대에서도 잘 드러나있다..
확실히 대극장 공연이라 그런지, 무대장치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는데..
처음에 파티가 열리는 스칼렛의 집에서는 화려한 등나무와 계단, 기둥들이 나온다..

특히 이 계단은 도중에 스칼렛의 아빠가 전쟁을 나가려고 결심하며 노래를 할때 남자 앙상블들에 의해 한번 회전하게 되는데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전쟁을 하는 장면은 빔 프로젝터를 통해, 실제 그 당시의 미국 전쟁 장면을 배경으로 비추게 되는데.. 조금 놀랐던 것은 배우들 앞쪽에 투명한 막을 하나 더 씌워서 전쟁통에 불이 나는 사이사이에서도 치열하게 전투를 했다는 효과를 더해주는 것도 신기했고..

그리고 나중에 스칼렛과 레트의 집 배경을 보면, 화려한 집 벽에 스칼렛의 거대한 자화상이 걸려 있는걸 볼 수 있는데, 그를 통해서도 레트가 스칼렛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한 3미터 넘는 자화상이 걸려 있었는데.. 그 당시에 화가를 불러서 그렇게나 큰 그림을 그리고 건다는건 그렇게 비싼돈을 주고도 그렇게까지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의미니까..
확실히 대극장 특유의 ‘나 이렇게 돈 많이 써서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어’ 라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뮤지컬 넘버와 퍼포먼스 측면에서 봤을때는..
역시 노예들의 넘버인 ‘검다는건’과 ‘인간은’이 되게 좋았는데..
마마와 노예장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앙상블들의 뛰어난 퍼포먼스가 진한 감동을 주었다..
특히 그 부분에서는 맨날 회사에서 개같이 일하는 내 모습이 생각나면서, ‘아.. 옛날이나 지금이나.. ㅎ’라는 실소를 짓게 되기도 했다.
특히 인터미션이 끝나고 2막 처음에 ‘인간은’ 넘버가 끝난 직후에, 전쟁이 끝난 뒤 폐허가 된 남부가 나오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노래를 부른 후에 종전이 된걸 보여줌으로써 이제는 노예제가 폐지된 세상이 왔다는걸 직관적으로 보여줬으니까.. 꽤 효과적인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벨 와틀링의 술집이나, 스칼렛이 레트를 만나기 위해 미국 북부로 갔을때 여러 앙상블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에서는, 마치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여러 앙상블들이 단체로 군무를 추는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ㅋㅋ
특히 벨 와틀링 역을 맡으신 임진아 배우는, 실제로 얼굴도 너무 작고 몸매도 탄탄하고 예뻐서 눈을 뗄수가 없을 정도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뭣보다도 중요한 스칼렛과 레트의 후기를 말하자면..
무엇보다도 레트의 열연이 발군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레트 역할을 맡은 백승렬 배우는 이번 캐스팅콜에서 선발되어 처음으로 데뷔를 하게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앞에서 8번 줄에 앉아서 무대 전체를 한꺼번에 볼순 없었지만 배우 얼굴 표정을 하나하나 보게 됐는데...
처음 스칼렛을 보며 처음 반하는 씬부터, 전쟁 후에 스칼렛이 자신을 찾아오는 씬에서는 정말 정열적인 사랑에 빠진 상남자의 진한 눈빛연기를 보여줬다.

처음에 계단 기둥에 기대서 스칼렛을 계속 쳐다보는데..
와.. 이글아이인줄 ㅋㅋㅋㅋㅋ

그리고 극 후반부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그리고 이 극에서는 총 3번의 키스씬이 나오는데.. 크으으으으으으~~~ ㅠㅠㅠㅠ
상남자여 상남자 ㅠㅠㅠㅠㅠ

확실히 성악전공자라 그런지 노래에서 호소력 짙은 모습도 좋았다..
이번에 이 뮤지컬을 보고, 넘버가 좋아서 다시 들으려고 캐스팅콜 마지막화를 다시 돌려봤는데.. 확실히 그 생방 때보다 감정표현이 더 살아난 느낌이었다.
보면서 얼마나 무대 뒤에서 열심히 더 노력했는지 짐작이 갔던 느낌..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점은.. 약간 손짓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듯한 느낌을 가끔 받았는데.. 예를들면 자신의 딸을 안아서 침대에 눕힐 때라던가..자선파티에서 춤을 신청하는 씬 같은 경우였다..

그리고 스칼렛의 경우에는, 워낙 최지이 배우는 잘하시니까 다른 말은 필요없긴 하지만.. 당시 캐스팅콜에서 바다가 ‘섹시한 스칼렛의 느낌이 난다’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느낌인지 확 와닿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 공연을 보고 유튜브 클립영상으로 다른 배우들의 모습도 찾아봤는데, 보통 다른 배우들은 발랄하거나 청순하면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최지이 배우의 스칼렛은 섹시하면서 강인한 느낌..
처음에 스칼렛이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걸로 나오는데.. 당연히 외모가 예쁘긴 하지만 거기에 섹시한 매력이 더해져서 내가 남자라도 반하겠다는 느낌이 절실히 느껴졌다.
외모 플러스 알파가 된 느낌?


그리고 이 극은 레트의 사랑이 결국 어떻게 끝나는지, 스칼렛은 어떤 인생 역경을 겪는지 , 그를 통해 마냥 천진난만했던 스칼렛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특히 극의 제일 끝에서 두 주인공이 듀엣으로 부르는 ‘사랑했어’ 넘버에서는 눈물이 너무 나와서 멈출수가 없었다.
각 주인공이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사실 그 마지막 곡을 위해서라도 이 극은 봐야할 가치가 있는 극이다..
그리고 난 그때 레트한테 엄청 감정이입해서 펑펑 울었는데.. 안 울려고 했는데 레트가 너무 불쌍.. ㅠㅠㅠㅠㅠㅠㅠㅠ
노예들의 노래인 ‘검다는건’과 ‘인간은’도 물론 좋았지만 역시 이 극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정점을 찍는 ‘사랑했어’가 단연 최고였으니까.

진짜 애슐리는 슈레기야 ㅠㅠㅠㅠㅠㅠㅠ 이 슈레기 색히 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또 멜라니는 이건 뭐 사람이 아니고 보살이야 ㅠㅠㅠ

근데 넘버에서 좀 아쉬웠던건.. 솔직히 멜라니랑 스칼렛이 듀엣 부르는 장면이 이해가 잘 안되더라 ㅠㅠㅠ
멜라니는 스칼렛에 절대적 신뢰를 갖고 있다는거 까진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그렇게까지 자기비하를 하면서 여주인공을 치켜세우는게 말이 되나.. 싶어서..
가사 내용 중에 ‘자기는 평범하다, 근데 스칼렛은 대단한 여자다. 근데 난 쟤 안부럽고 이대로 좋아’라고 나오는데.. 하.. 이것 참..


아.. 그리고 결말에서 결국 스칼렛이.....
마지막 선택을 하는 장면에서..
저럴라고 100분 내내 남자를 갈아치웠나 싶고..
한편으론 저런게 인생이지.. 싶기도 하고..
되게 만감이 교차했다..
자기가 가장 원한게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국 자기 인생을 끝까지 지탱해주는거는 바로 그런거겠지..



그 외에도 조연 배우들의 요소 중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스칼렛의 하녀가 레트를 찾아서 간 술집에서 술집여자들의 헐벗은 옷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나, 스칼렛의 동생이 목화 따다가 빡쳐서 목화 던져버리는 장면 등등 ㅋㅋ 깨알같이 웃음이 나오는 요소가 여럿 있었다.

역시 대극장의 화려한 무대와, 실시간 연주에 맞춰서 진행되는 넘버들은 너무 좋았다.
나중에 극 끝나고 나오려는데, 화면에 마지막까지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그 음악감독 모습이 나오는데 감동..

근데 사실 대전에서 캣츠 내한공연 봤을땐 음악감독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까지 다~ 큰 화면으로 보여줬는데.. 샤롯데씨어터는 작은 화면으로 음악감독만 보여준다.

그래도 극이 내려갔는데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지휘하는 그 모습에 감동... 크으.. ㅠㅠ


원래 화려한 대극장 공연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강력 추천한다.
무대와 퍼포먼스가 진짜 화려하다. 이건 진짜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레트가 매력적이다.. 키스씬 보세여.. 3번 보세여 ㅠㅠㅠㅠㅠㅠ

근데 결말 씁쓸한거 안좋아하면 이거 좀 불호일수 있음 ㅠㅠ
그리고 멜라니 나오는 부분이 약간.. 머리로는 이해는 되는데 스토리가 뭔가 좀 불친절하다고 해야하나..
분명 조연 배우인데 조연의 중심감보다는.. 그냥.. 스칼렛의 양념?정도?
비중이 적은편이 아닌데도 좀..

어쨌든 재밌었다 ㅋㅋㅋ
마지막에 ‘사랑했어’ 넘버를 스칼렛과 레트가 같이 부르는 씬에서는 레트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고 너무 공감되서 눈물 펑펑 흘리고 나왔음.. ㅠㅠㅠㅠㅠ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는데, 결국 그 사람을 포기해야 하는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인지 느껴졌으니까..
얼마나 피토하는 심정으로 포기하고 또 포기해야 그 사람을 마지막에는 드디어 포기할 수 있는지 공감이 되었으니까..



+ 여기서부터는 사족))

아.. 그래서 그렇게 펑펑 울고 나갔는데 로비에 캐스팅콜 출연진 몇분 모여있었습니다 ㅋㅋ
긴가민가 했는데 말걸었는데 맞다고 하셔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진짜 너무 좋아서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서 팬이라고 막.. 진짜 잘봤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괜찮다 해주셔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사진도 찍었어영 ㅠㅠㅠㅠㅠㅠㅠㅠ



가운데가 전데 나중에 사진 찍은거 보니까 너무 좋아서 표정관리가 잘 안되서 제얼굴만 가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로 왼쪽에 김수연 배우님 완전 좋아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
레미제라블의 나홀로랑 위키드의 나를 놓지마랑 진짜 엄청 감명깊게 들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나 저 날 악수도 했어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진짜 네이버랑 다음에 검색도 엄청 해봤는데 김수연님 아버님이 하는 블로그도 나오길래 보고 그랬는데 ㅠㅠㅠㅠㅠㅠㅠ

너무좋아여!!! ㅠㅠㅠㅠㅠㅠ
진짜 내가 살면서 술 안먹고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았던건 저때가 첨이었는뎅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너무 좋았어여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마 저분들은 내가 미친 사람인줄 알았을거야 ㅋㅋㅋ ㅠㅠㅠㅠㅠ
진짜 너무너무 기뻐서 지구 뿌시고 아파트 뿌실 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었어여 ㅋㅋㅋ
진짜 캐스팅콜.. 와.. 진짜 맨날 야근하면서 배우님들 노래 들으면서 야근했는데.. 진짜 완전 내 야근의 박카스 같은 분들을 진짜 생각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뵈니까 ㅋㅋㅋㅋㅋ

참.. 이거 사진 찍어주신분은 배명진 배우님이었는데..
당황해서 그때 보니앤클라이드 넘버 부른거랑 검다는건 부르신거 넘 좋았다고 말 못함.. ㅠㅠㅠ
크으.. 하여간 넘나 좋았어여 ㅠㅠ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뮤지컬 요약>

1. 야근 많이 하는 직장인이라면 ‘인간은’과 ‘검다는건’을 들을 때 전율이 흐를 것이다 - 왜? ...나능.. 회사의 노예니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대극장의 화려한 연출을 좋아한다면 강추한다!
- 대극장답게 전반적으로 돈을 쳐발쳐발한 티가 난다 ㅋㅋ
3. 험난한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는 스칼렛의 고군분투기
- 이제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자로서, 아직까지도 경제력은 어느정도 남자한테 의존해야만 하는 현 상황이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는 거에 다시한번 놀랄 수 있다.
4. 애슐리는 쓰레기다 ㅠㅠㅠㅠ - 죽었어 넘버 부르면서 쳐울거면 첨부터 그러지 말라고 ㅠㅠㅠㅠㅠㅠ
5. 만고불변의 진리 - 예나 지금이나 결론은 부동산이 최고다. ㅋㅋㅋㅋ
6. 레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 커튼콜의 키스씬은 꼭 보세여!!!


참.. 그리고 7월부터 커튼콜 촬영 안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일 마지막 키스씬..



원래는 동영상으로 촬영했었는데..
거지같은 티스토리앱에서는 동영상 업로드가 지원이 안돼서 ㅠㅠㅠㅠㅠㅠ

실제로 보면 백승렬 배우가 최지이 배우의 등을 토닥여줬는데 뭔가 수고했다?같은 느낌이기도 했고..
하여간 마지막까지 좋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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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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