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족의 내용을 제외한 본문 내용의 배우명은 별도의 ‘배우님’호칭 없이 이름만으로 지칭했습니다.)

2018년 6월 13일, 오늘은 대학로의 아트원씨어터에서 마마돈크라이를 보고 왔다 ㅋㅋ

원래는 이번주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볼 예정이라서 7월에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예스24에서 40% 할인 티켓이 풀려서 부랴부랴 올라감 ㅋㅋㅋㅋㅋ



사실 이 뮤지컬을 보게 된 이유는, 얼마 전에 MBC 에브리원에서 한, 캐스팅콜에서 조준휘, 이찬동이 부른 ‘Half man, half monster’를 본 게 꽤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노래 자체에서 오는 임팩트와, 그 둘이 부르고 구성했던 무대가 너무 좋아서, 실제로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뮤지컬을 보는건 이번이 3번째지만 소극장 뮤지컬은 이번이 처음보는 거다.
위 사진은 오늘의 캐스팅.
위 캐스팅 보드에도 보이듯이 이 극은 앙상블이나 다른 조연배우 하나도 없이 이 두사람으로만 극이 진행된다.



그래서 두 사람만 나오기 때문에 이건 두 사람의 역할이 꽤나 중요한 뮤지컬이었다.


천재로 태어난 9살의 프로페서V가, 아빠의 창고에서 물리학을 쌓다가 어느날 우연히 창밖의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리게 되는데, 그 후로 그 여자 (프로페서V는 그녀에게 메텔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은하철도 999의 그 메텔에서 따온 이름 맞다.)에게 대쉬를 하지만 6살이나 많은 그녀는, 그를 단지 귀여운 아이로만 보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고 싶었던 프로페서V는 결국 타임머신을 개발해서 1400년대의 드라큘라 백작이 있는 곳으로 시간여행을 하고, 그 곳에서 남자가 봐도 반할 정도의 매력적인 드라큘라 백작을 보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백작과 피의 계약을 맺게 되지만..
그는 사랑에 눈이 멀어, 2가지의 불합리한 조건을 그냥 스킵해버리는데..
그 조건이란, 보름이 오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만 한다는 것과 영겁의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것.
이 극은, 그 조건을 받아들인 프로페서V의 짝사랑 이야기이다.

근데 왜 이 극 이름이 마마돈크라이냐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던 프로페서V의 엄마가, 아빠가 지식 탐구를 위해 집을 떠나고 나서부터 불행해지면서, 자신의 아들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프로페서V는 아빠와 비슷하게 천재적인 머리로 아빠가 남긴 창고에서 아빠처럼 학자가 되고, 결국 엄마의 바람을 따르지 못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보고 울지 말라고 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드라큘라 백작이 나왔을 때 좀 헉했던게 뭐냐면..
잘생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키는 큰데 얼굴이 주먹만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 190정도로 되어보이던데 ㅠㅠㅠㅠㅠ
다리 진짜 짱김 ㅠㅠㅠㅠㅠㅠㅠ
와.. 이건 피지컬이 설득력이 있는데 ㅠㅠㅠㅠ 그냥 드라큘라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

드라큘라 백작이 나오는 순간, 아.. 왜 그래서 이 뮤지컬이 여자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은건지 완전 납득했다.
이건.. 그럴려고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보면서.. 아.. 뮤지컬 배우는 역시 저런 사람이 해야하는거구나.. 라고 굉장히 묘하게 납득하게 되는 느낌.. ㅋㅋ


이 뮤지컬은 무대를 구성할 때, 영사기로 달을 쏴서 표현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2명의 배우만 나오기 때문에, 극 중에서 중요한 인물인 그녀 (메텔)과 프로페서V의 엄마가 어떤 식으로 표현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무대의 둥근 조명이나, 창문 밖의 조명, 그리고 사다리 위의 조명으로 그 역할을 대신해줬다.

조명만으로도 사람이 출연하지 않고도 그 사람임을 표현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특히, 엄마가 우는 모습을 조명이 깜박이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놀라웠다.

그리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이나, 메텔의 모습을 그림자로 표현한 것도 좋았다.
누구의 손짓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비가 보름달 아래에서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모습이 충분히 연상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드라큘라 백작이 ‘달의 사생아’를 부르며 연기속에서 등장하는 모습도, 거의 끝부분에서 빛을 통해 사라지는 모습도, 모두 인상 깊었고, 꽤 아름다웠다고 생각했다.


배우의 연기 요소에 관해서는, 프로페서V가 자신의 어렸을 때 모습과, 엄마의 모습, 메텔, 자신을 곤란에 빠뜨린 여학생의 모습을 묘사하는 모습이 군데군데 나오는데..
남자 1명이 그렇게 다양한 여자 역할을 설득력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드라큘라 백작의 박영수 같은 경우, 서있는 자세나 걷는 자세가 되게 꼿꼿했는데, 그 자세만으로도 고고한 드라큘라 백작의 전형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게 좋았다.

또, 실제로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Half man, half monster’를 봤을 땐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였는데,
예전에 캐스팅콜에서 김호영의 심사평에서 ‘두 배우는 다른 사람이니까 굳이 같은 안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한 멘트가 있었는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실제로 극을 보니까 잘 알거 같았다.

사실 이 극을 보기 전에는 ‘한 명이 조종당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스토리라인을 보니까 프로페서V가 드라큘라 백작이랑 피의 계약을 맺었을 뿐, 실제로 정신이 조종당하는게 아니라서..
자신의 숙명을 깨닫고 좌절하는 씬이기 때문에 이건 두 배우의 안무가 다른게 맞는거였다.

그리고 잠깐 ‘캐스팅콜’ 프로에 대해 말하자면, 그래도 그 때 무대를 보니까, 마마돈크라이를 모르는 관객들도 한번에 이해할 수 있게끔 되게 무대 구성을 잘 꾸민 편이었다.

자신의 힘을 테스트하게 된 이유를 앞에 간략히 설명하고 필요한 부분만 보여줬다는 느낌이라..
사실 그걸 보고 이 극을 보러 온거라서 ㅋㅋㅋㅋ ㅠㅠㅠㅠ

그리고 뮤지컬의 스토리라인을 보자면, 이 극은 사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Nerd의 짝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여자 경험이 전무한 Nerd가, 우연히 외모만을 보고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에게 자신만의 이상향을 차곡차곡 덧그리면서 (메텔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과 우주여행의 판타지를 심는 것) 그 여자만을 20년 넘게 짝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현재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람’이 보면 좋을 극인데, 기존에 포스팅한 연극, ‘트러블메이트’와 비교하면, 그 극은 좀 더 현실성 있는 내용에, 극 진행이 약간 느슨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 뮤지컬은 극 내용으로 봤을땐 비현실적이지만 2시간 내내 두 캐릭터가 치열하게 기싸움을 하는 느낌이라 좋았다.
2시간이 이렇게 짧았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ㅋㅋㅋㅋ

그리고 프로페서V가 단순히 여자와 옆에서 걷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노래를 불렀을때..
와.. 납득.. 그 캐릭터의 순수성이 확 느껴져서 좋았다..
이 극은 어떻게 보면 짝사랑을 하게 된 순수한 사람이 어떻게 파멸해 가는가를 보여주는 극이기 때문에..

근데 결말부분에서 약간 읭?하는 부분이 있긴 했다.
스포라서 더 적진 않겠지만.. 그렇게 해결이 될 수 있으면 타임패러독스가 발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찜찜..

그리고 프로페서V가 자신을 소개하는 노래에서 가사에 ‘아이맥스’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극 자체가 현대씬에서는 90년부터 2006년까지를 아우르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가사에 저 단어가 들어가는게 맞나? 싶긴 했다..

그래도 타이틀곡인 ‘마마돈크라이’가 뮤지컬 내에 어떻게 설득력있게 풀어갈까 기대했는데 (유튜브에서 노래로만 들었을때는 사실 가사가 약간 찌질하다고 생각해서.......;;;;) 극중에서 결국 영겁의 인생이 저주라는 것을 알게 된 프로페서V가 좌절하는 씬 이후에 나오는 노래라서 되게 납득하게 되었다.


참.. 근데 이번에 이 극을 보면서 한가지 좀 아쉬웠던건..
배우들이 고음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건 되게 또렷하게 잘들렸는데, 초반부에 고음을 안치는 부분에선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들 대사 전달이 잘 안되는 느낌이긴 했다.
그건 좀 아쉬웠음..


근데 진짜 신기한게.. 이 뮤지컬이 원래 마니아 층이 높다는건 알았지만.. 관객 대부분이 여자였음 ㅋㅋㅋㅋ
대포카메라 든 사람들도 많았고 ㅋㅋㅋㅋㅋㅋ
근데 극을 보니까 납득됨.. ㅋㅋㅋㅋㅋㅋ
인기가 많을수밖에 없다 ㅋㅋㅋㅋ
일단 잘생겼고... 촘촘한 스토리라인에, 캐릭터들 매력이 장난 아니었어서..



사족)))

아.. 그리고 극 끝나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극장앞에 계속 많이 서있길래 같이 기다리고 있었더니..


프로페서V 역할을 맡으셨던 정욱진 배우님 나옴 ㅋㅋㅋㅋ
연습실 가야된다고 쌩얼이라고 부끄부끄하시든데 ㅋㅋㅋㅋ
걍.. 잘생기셨어여..... ㅠㅠㅠㅠㅠㅠ
보정도 필요 없고.. 걍 잘생기셨네여 ㅠㅠㅠㅠㅠㅠ

하여간 소극장 뮤지컬은 이번에 처음 보는건데 꽤 좋았던 것 같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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