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로 29살이 되었다.
29살이 되니, 지금까지의 시간 중,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까웠다.
제대로 피우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내 청춘이 아까웠다.

그래서 요즘, 새로운 것들을 사고 있다.
그런데 오늘 새 물건을 사고 나니, 내 방이 너무 꽉 차서 안들어가는 듯 했다.

본디 나는 정리정돈과 담을 쌓은 인간이나, 내가 새로 산 물건을 넣기 위해서는 기존에 내가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쓸모 없는것을 버려야만 했다.

마치 내 방이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꽉 찬 인벤토리인 것만 같았다.

아직 정리정돈은 안끝났고 만약 오늘 다시 잠이 깼을 때도 현재와 같은 마음이면 계속 정리정돈을 할 예정이다.

내 20대 초반을 대략 3년간 괴롭게한 사람이 있었다.
너무 아팠지만 놓을 수 없었다.
그 당시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도 어떻게든 괜찮아보려 했다.
그렇지만 괜찮을만 하면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듯 계속 흔드는 그 사람이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현재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29살의 나에게는 이미 쓸모없는 것이라는 거다.
얼마 전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다.

이미 끝난 것이다.
쓸모 없어져서 버린 것이다.


이렇게 앞으로는 쓸 데 없는 것은 버리고 좋은 것, 필요한 것으로 더 채울 예정이다.

삶은 결국 내가 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까.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금전적 여유가 생기든, 몸이 여기저기 아프든, 주름이 늘든 말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여, 내가 어떻게 더 속도를 늦출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위치에서 내가 필요한 것, 타인이 내게 기대하는 것들이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잘 버리고 잘 채워야겠다.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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