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식’이라는 영화는, 파키스탄인과의 결혼만을 고집하는 집안에서만 자라온,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파키스탄인 남자가, 일반 백인 여자를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기까지의 실화를 담은 영화이다.

CGV에서만 단독으로 개봉했던 영화이기도 하고..
사실 예고편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I overwhelmed you라고 말한걸 보고 꽂혀서 보러 간거였는데..

음.. 결론적으로만 말하면 그 예고편이 전체 영화의 엑기스다.
확실히 실화 베이스라 그런지, 기승전결이 분명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 내용은, 이 파키스탄인이 한 백인여자를 만나서 처음엔 원나잇을 하다가, 결국 눈이 맞아서 둘이 몰래 연애하게 되는데 뒤늦게 그 남자 집에서 그 사실을 알고 반대하다가 여자가 갑자기 위중한 병에 걸려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런 여자를, 남자주인공이 지극정성으로 병간호해주고 또 그 여자의 부모님과도 소통하는 내용인데..

여자가 혼수상태일 때 그 남자가 한 행동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의 꿈인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이뤄지는걸 바로 목전에 두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자가 깨어나고 나서부터의 개연성이 좀 약해졌다는 것.

여자가 깨어나고 난 직후에 남자에게 했던 말처럼 ‘내가 깨어나니까 갑자기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던 네가 나보고 사랑한다는데 나보고 그걸 받아들이라고?’라고 했던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 뒤에 여자가 그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마음이 바뀌는지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선 조금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단순 어떤 한 계기로 인해 여자의 행동이 전체가 다 바뀌었다기엔,,
물론 그 계기가 정말 큰거였긴 했는데...
어쨌든 실화를 2시간짜리 분량의 영화로 줄이다보니까 여자가 깨어난 이후의 이야기가 참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겠구나 하는 느낌은 있었다.
조금 있으면 결론을 내야 하는데 여자가 깨어난 후에 더 많은걸 할애할 시간이 없었던거지..

그래도.. 때로는 현실이 더 개연성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 ㅎㅎ
그렇게 따지면 세상 연인들이 한 눈에 반하는 것도 없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딱히 아니지 않은가?

얼마 전에 본 김종욱 찾기 뮤지컬처럼, 사랑은 갑자기 소름처럼 돋는거지 ㅋㅋㅋ 점점 배워가는게 아니라 ㅋㅋㅋ



그래도 이 영화의 좋았던 점은, 사랑하는 연인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는 지, 가까운 곳에서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거였다.

여자 주인공이 아직 생리현상을 못터서, 자기 집에 가려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나, 예고편에 나왔던 ‘I overwhelmed you’ 같은 모습이나...
뭐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밖에 안보이는 거니까 ㅋㅋㅋㅋ

또 좋았던 점은, 이 영화의 엄마가 걸크러쉬 짱임 ㅋㅋㅋㅋ
남자 주인공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도중, 인종차별을 당하니까 거기에 강하게 대응하는 장면 같은게 좋았다 ㅋㅋ

한편 여자주인공의 아버지는 좀 약간 쓰레기 같았는데..
왜 요즘들어서 영화나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자꾸 그런게 나오는진 모르겠는데 왜 남자의 바람이라는 소재가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

정말 남자는 여자를 보면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도 자고 싶은걸까?
그게 당연한걸까?

여기서는 그 아버지가 바람을 피고 후회하는걸로 나오긴 하지만... 애초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줄거면 차라리 그런건 안피는게 나았을텐데 말이지..

근데 이건 내가 그런거에 PC 성향이 강해서 그런거고..

어쨌든.. 연인이 사랑에 빠지면 나타나는 흔한 패턴이나, 딸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결국 남자주인공이 자신의 부모님이 ‘만난 첫 날에 본 영화의 제목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장면’ 등이 좀 찡했다..

사랑 그 자체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영화랄까..
주인공은 분명 한 커플이지만..
남자/여자 주인공 커플, 여자주인공 부모님의 이야기, 남자주인공 부모님의 이야기까지...
총 세 커플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사랑의 여러가지 면모를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하지만.. 영화가 전반적으로 루즈했고..
결말의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 때문에..

점수로 따지면 10점 만점에 6점 정도...

하여간 로맨스 장르의 영화 치고 예고편이 제일 로맨틱한 영화이긴 했다 ㅋㅋ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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