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사하게도 면접을 보러가게 되었다.

첫 회사에 가니.. 사장님은 좋아 보이셨지만 면접 당시 여쭤봤을 때 내가 원하던 업무가 아니라서 결국 가질 못했다.

두번째 회사에서는 티비에선 계속 미국의 유명 뉴스채널이 메아리치며 나오고 있었다.
티비에서는 미국의 인디펜던스 데이에 맞춰서 트럼프가 환영식에 돈을 많이 썼네 어쩌네하는 뉴스가 자기를 알아달라는듯 연신 악을 쓰며 나오고 있었다. 감기약에 몽롱하게 취한 머리 한 구석이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회사는 내 청춘을 다 털어서 바쳐야만 하는 회사..
면접보고 앞 일을 생각하며 터덜터덜 나가는 길에 멍때리다가 그만 면접용 구두를 잃어버렸다.

발목 인대파열 때문에 구두를 오래 신지 못해서 면접이 끝나자 운동화로 바꿔 신고 구두를 들고 다녔었는데..
정신이 다른 데에 팔려 있어서 구두가 언제 사라져 있었는지도 몰랐다.

얼마 전 끝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란 드라마에서는 서브남주가 여주인공의 잃어버린 면접용 구두를 찾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같은 낭만적인게 아니니까.

나는 지금 구두도 없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겠다.

한달 전, 전 회사 직원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지인씨 그렇게 나가고 나서 희망 퇴직 받았는데 다들 안타까워했어요.
3개월 뒤에만 나갔더라도.. 라고..

그 때, 그 말을 듣고 멋쩍은 듯이 웃었지만 정말 사람 앞 일은 모르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 발버둥이 의미 없는 발버둥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