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월에는 거시경제학을 공부중에 있다.
경제학을 배우면서 느끼는건 내가 이렇게 빡대가리였나 하는 것.
그리고 IMF를 일으킨 기성세대의 윗대가리들에 대한 분노 정도이다.

왜 학교 다닐 땐 IMF가 단순히 국민의 과소비 때문이라 가르친걸까.
그걸 그렇게 교과서에 쓴 놈은 누군지는 몰라도 진짜 경제에 무지할 정도로 멍청한 새끼거나 국민들을 경제 무식자로 만들고 싶어하는 악질인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97년 이후로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지났지만 IMF의 여파는 계속 되는 것만 같다.
노동 자유화로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기업은 살아남겠다고 오프쇼어링 정책을 활발히 한 탓에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08년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일어났던 경기침체는 반등될 기미를 보이지도 않고 되려 뉴노멀이라는 일종의 사회현상이 된 상태에다가 최근의 코로나까지..

진짜 뭐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자본주의를 유지하려고 많은 학자들이 달려들어서 땜빵하고 정부 정책가들이 여러가지 시도도 해보고 있지만 딱히 해결책이 안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아니.. 자본주의는 더 강해지겠지.. 이젠 각종 기술의 발달로 프롤레탈리아가 시위할 일은 없다.
빅브라더처럼 미리 다 감시해서 다 진압해버릴지도 모르니까.
그 자리는 AI, 로봇이 다 채우겠지.
노동생산성이 AI나 로봇보다 더 떨어지는 인간들은 서서히 노동시장에서 그 수요가 감소할거다.
처음 자본의 투자비용이 비싸서 그렇지.. 노동자들의 임금에 지불하는 총 비용이, 최초 자본 투자비용보다 더 커진다면.. 규모가 큰 기업들은 당연히 사람 말고 로봇을 고용하겠지.
사람을 고용해도 경쟁력에서 뒤쳐지니까 임금이 적어질거고.. 경기침체 잼~
자본투입 많이 해서 노동자 줄이는건 각종 대형마트의 무인계산대 얘기고..
플랫폼 운영해서 소상공인과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으로 굴르라고 하는건 유명 배달앱 얘기고..

한국의 97년 경제 위기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게 왠 총체적으로 각 분야의 모든 사람들이 단순히 미래에 대한 낙관만으로 이렇게까지 멍청한 짓거리를 할 수가 있나 치가 떨릴 지경이다.
기업은 자신의 부채따위 상관도 안하고 무분별한 M&A를 자행하고, 은행은 장기로 해외에서 자본을 빌려와서 단기로 기업에 대출하고, 정부는 94년 OECD 가입조건 충족시키겠다고 고정환율제 쓰는 주제에 자본시장 개방해놓았으면서, 그 뒤로 97년도에 외국 자본이 한번에 빠져나가니까 환율 방어하겠답시고 외국인한테 외환보유고 다 열어주고.. 바닥나고..
조지 소로스 등의 헷지펀드사는 그런식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를 쥐흔들고, 파탄내고..

그 사람들이 만든 비극이 20년도 더 지난 현실까지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이걸 왜 이제와서야 배운건지.. 너무 소름끼치고 화가나고 무서웠다.

어떤 학문을 배울 때, 이렇게 소름끼치는건 또 처음이었던 것 같다.
결국 그 피해는 대대손손 서민들만 보고 있으니까..
나도 그 무수히 많은 서민 중, 서민 1980345번째겠지.. ㅆㅂ

왜 이런 지식은 국민들의 공통 지식이 아닌걸까..
나는 신문을 볼 때, 정치 면은 어느정도 챙겨보는 편이지만 경제 면을 챙겨보는 편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봐도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이제는 이해가 될 것도 같다.
30분짜리 인강 하나를 붙잡고 또 4~5시간씩 씨름하면서 배우고 있으니까..

공부를 할 때, 문득 내가 너무 멍청하고 나약한거 같아서 자괴감이 든다..
올해 3개월 일했던 회사에서, ‘지인씨는 처음에 일을 익히기 까지가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가.. 자꾸 머릿속에 멤돈다.
그래도 내가 2달에 걸쳐, 뼈와 살을 깎는 노력으로 만든 업무 매뉴얼을, 사장과 이사한테 칭찬 받았던 건 또 다른 이야기지만..

나도 남들처럼 외국어에 재능이 있었으면, 경제 지식이 잘 들어갈 정도로 수학적 지식이 뛰어났으면, 원하던 곳에 입사할 수 있었을까..

8월 말에 원서 냈던, 서류만 2번 떨어졌던 곳에, 서류 낸 지 한달 만에 어제 또 서류 불합격을 받았다.
허탈했다. 내가 가진 무역 자격증을 다 모아놓고 불질러버리고 싶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까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소서를 3일을 썼는데..
나이가 문제인가.. 토익점수가 문제인가..
결과 화면을 보고.. 이번에도 역시 아예 필기 시험조차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있었다.
10년의 꿈은 모두 헛된 것이었나.
루저새끼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란 개나 주는 것일까.
도대체 날 괴롭혔던 새끼들은 다 잘쳐먹고 존나 잘사는데 내 인생만 왜 이 지랄일까...

안되겠다.
불지른 김에 토익이랑 토스랑 jlpt랑 한자자격증도 같이 넣어서 불쏘시개로 만들어야지.
경제학 프린트물도 싹다 넣어서 같이 태워버릴거다.
태우는 김에 경제 신문도 태우고, 각종 자격증 책들도 다 태워야지.

근데 이 때까지 헛발질한 내 시간은 어떡하지?
나는 어쩌자고 내 전공 나부랭이와는 상관도 없는 외국어도 찔러보고 무역, 경제도 다 찔러봤을까..
결국 이런 결과라면..

이제 뭐해먹고 살지.
노력은 나를 매번 배신하고야 만다.
이젠 너무 지쳤다.

이게 사회 구조적인 문제인지, 내 문제인지조차 이젠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쓰레기인걸로 하자.
내가 무능한거라고 하자.
너무 짜증난다.

+) 코로나19인 상태에서도 열심히 각종 사회생활을 마스크 없이 해서 코로나를 전파시키는 새끼들한테는 경제 파탄자라는 칭호를 친히 붙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못돌아다니지 ㅆㅂ
하여간 꼭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자기가 부주의해서 코로나19 뿌리고 다니는 놈들은 다 경제 파탄자 새끼들이다.

걔네들은 알까? 자기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직하고 자살하고 가정이 붕괴하는지..
정부가 얼마나 많은 세금으로 땜빵하려고 하고.. 그 조세부담이 우리 후대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

직장을 잃은 사람에게는 당장 하루벌어 하루 사는게 힘들고..
직장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뜩이나 지속적인 저물가 시대라 실질 임금도 드럽게 안오르는데 세금이나 더 많이 내게 생겼다.
아주 굿이에요 굿굿굿. 썅놈들이니까 쌍따봉을 드려야겠다.
이젠 IS-LM-BP모형이랑 AD-AS곡선으로 존나 체계적이게 깔 수도 있을거 같다. ㅎ.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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