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사람에 서툰 사람이다.
결국 미움받지 않기 위해 또 내 동료에게 모든 정보를 오픈한거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픈한 정보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진 모르겠지만 아마 나한테는 독이 되겠지.
아니, 분명 독이 될거다. 그럴거다.
당장 동료가 사라지면 타격받는것도 나고, 갑자기 일을 관둬도 역시 타격받는건 나다.
그래도.. 내 동료는 알고 아팠으면 좋겠고, 사실은 더 좋은 길을 찾았음 좋겠다. 힘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모른채로 뒤통수 맞는거 그만했음 좋겠고..
말도 안되는 실낱같은 희망에 목메는거 보는것도 이젠 싫다.
4년 반을 같이 웃고 울며 일한 동료인데..
그리고 그 동료가 사실은 얼마나 인간적으로 강했던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사실.. 이 동료나 우리 과장님같은 성격이고 싶었어..
자기할말 똑부러지게 하고 주관이 확고한 사람.. 그러면서도 일 잘하는 사람..

나는 이 일을 5년 반을 해왔기 때문에 제품도, 회사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고나니 보이는거다.
회사에 key person들이 사라지고 나면 어떤 말도 안되는 문제가 펼쳐지는건지가..

경영학의 BCG 매트릭스에선 회사의 상품에 대해 4가지의 카테고리를 매긴다.
이 말은 사실 사내에서도 자주 쓰는 말인데..
정말 캐시카우가 소중했으면 그걸 그렇게 개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정말 고객의 입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일을 다하려고 노력해왔다. 참 많이.
하지만.. 왜 자꾸 끝이 보이지?
왜 자꾸 일은 해도해도 줄지 않을까?
왜 자꾸 쓰잘데기 없는 요식행위들만 늘어나서 실무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걸까..

이래서야.. 인사담당자가 아니라 인사 담당자의 고조할아버지가 와도 이런 회사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망할거다..
인재를 아무리 뽑으면 뭐해.. 인재 활용도, 관리도, 쥐뿔도 못하는 것들이..
오히려 다 쫓아내고 빈 껍데기만 만들고 있으면서..

5년반 전, 이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때, 그래, 여기서라도 만족하면서 다니자, 라고 했었다.
힘들게 잡은 직장이었기 때문에, 어떻게서든 버티자고 생각했었다.
그 뒤에 뭔가 낌새가 이상하긴 했지만 좋은게 좋은거라 생각했고..
근데.. 이젠 아냐.. 희망이 없다 도저히.

5년반동안 바보같이 회사에 헌신하며 열심히 야근이나 한 덕택에, 나의 커리어는 아작났고 난 이제 뭘 어째야 하는지 감도 안잡힌다.
이젠 정말 너무 지친다.

결혼할 남자도 없고, 직업도 이 모양인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그만.. 죽어야 할까?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지금은 나간 우리 사장님이 나한테 그러셨다.
시키는대로 일하지 말고 생각하면서 일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넌 결국 네 후임에게 뒤처질거라고..
사실.. 생각해보면 난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전자에 가깝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한다..
요즘엔.. 회사에서도 막나가기 때문에 어느정도 일하면서 불편한걸 말하고는 있지만.. 너무 늦었어 ㅎㅎ
이미 너무 늦은거야 ㅎㅎ
사실 1년전 이맘때에 말도 안되는 인사조직 변경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ㅎㅎㅎㅎㅎ

나는 과연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었나..
다시 생각해보는 밤이다..
역시.. 죽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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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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