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월 마지막주 주말부터 2월 초 설날 연휴동안 배가 아팠다.
사실 배가 수시로 아픈지는 3개월이 넘어가던 시점이었는데, 고3때부터 시작됐던 스트레스성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끔 도지고는 해서.. 이제는 그닥 큰 감흥은 없었다.
회사생활이나 공부나.. 스트레스를 수반하는거는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월달에 야근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2개의 내부규정을 만드는 일을 하고..
그 사이에 각 규정을 몇 번씩이나 뜯어고치는 일을 했다..
그 중 하나는 결국 최종 승인권자의 승인을 통과하지 못했고.. 눈 앞에서 왜 내가 몇날 며칠 밤까지 남아서 준비했던게 통과가 안되는지..
최종 승인권자를 비롯한 다른 상사들 앞에서 다 까이는 경험을 했다.

그 일이 끝난 후..
내가 작성한 내부규정을 관리해준 상사가..
나를 따로 불러서 스벅에서 커피 사주면서 1시간 반동안 이런저런 얘기 해주면서 위로해주는데..
평소에 사적인 얘기는 잘 안하는 좋은 상사였는데.. 일부러 자신의 얘기까지 해주면서까지 위로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여튼.. 감사.. 또 감사했다..

2월 설날 직전에는 또다른 상사한테..
내 지난 시간들은 결국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될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것 또한 감사했다.
내 지나온 시간들이 다 헛되지 않았다는 위로였으니까.

그래도 1월에 힘들었는지.. 2월 설날 연휴 5일동안 배가 너무 아파서.. 핫팩을 끌어안고 전산회계 1급 공부를 했다.
1월동안 야근을 내내 해서.. 공부를 사실상 못했기 때문에..

2월 둘째주에는..
목요일에 발표를 하게 되어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에 걸쳐서.. 정규 업무시간 틈틈이, 그리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업무시간 외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발표자료를 만들었다.
올해부터 부서에서 월례회의를 하게 됐는데..
졸지에 내가 회의 관리자가 되어버려서.. 무언가 다음에 그 분들이 기쁘게 참석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회의 첫 스타트의 발표자가 내가 되자는 마음으로..
수요일 업무시간을 좀 넘은 시간까지 ppt 자료를 완성하고..
남들 퇴근 시간 이후에 세미나실에서 발표 연습 한 3번정도 하고.. 선물도 좀 챙겨볼까 해서..
부랴부랴 회사의 알바분에게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의 위치를 물어서.. 일부러 마트를 찾아갔다.

발렌타인데이라고 많은 초콜릿을 할인해서 파는 덕분에, 여러 초콜릿이랑.. 쓸데없는 선물을 추가로 사고..
집에가서 열심히 초콜릿을 한 25개 가량 포장했다 ㅋㅋㅋㅋ
다음날 발표를 했을 때, 의외로 내가 생각했던 것까지의 호응은 없었지만.. 그래도 많이들 즐거워해주셔서 다행이었고.. 나도 행복했다.. ㅋㅋ

- 내가 준 선물 고맙다고 보내온 인증샷 사진 ㅋㅋ -


그래도 그 주 일요일 오전 9시에 전산회계 1급 특별시험이 잡혀있던 터라..
부랴부랴 금,토에 케이랩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고..
일요일에 시험을 보러 갔는데..
엔터를 끝까지 쳐야만 입력된다는걸 잘 몰랐어서.. ㅎㅎㅎ ㅠㅠㅠㅠㅠㅠㅠ
문제2, 문제3의 총 12문제 분개 내용을 두번씩 다시 입력하고..
입력 잘됐는지 다시 체크하는 바람에..
문제 5의 결산문제 2문제는 아예 입력도 못하고 60분을 다 날려먹었다.
집에 와서 가채점을 해보는데..
입력만 잘 했으면 1,2점 차이로 합격할거 같은데..
나는 나를 완전히 믿지는 못하는지라.. ㅎㅎㅎㅎ
그리고 나한테는 얻어걸리는 운은 거의 없었어서.. 아무래도 4월 시험을 다시 봐야하나.. 생각이 들었다. 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과는 3월 초에 나오니까.. 그 때까지 기다려봐야지..

여튼 꿀꿀한 기분을 가지고..
얼마 전부터 유튜브에서 열심히 광고하던 대만 로맨스 영화,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를 보러 갔다.
근데 관객이 거의 없었다. 어쩐지.. 그 날에 상영을 딱 한 군데서 한 타임만 하던데..
근데 내가 기대했던건 ‘나의 소녀시대’인데..
실제로 그걸 보고나서 든 느낌은.. ‘나의 소녀시대+신과함께+오싹한 로맨스’ 같은 느낌이었다.
되게 재밌었고 풋풋하고 좋았다 ㅋㅋㅋㅋ 근데 좀 무서웠어서..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나이를 막론하고 누군가와 막 사귀기 시작한 커플이 보거나.. 좀 10대 후반, 20대 초중반의 젊은 연령대가 보면 괜찮을 영화일 듯 싶었다.
그 이후의 나이대가 이 영화를 보는것도.. 나름 옛날 추억을 회상하고..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어서 괜찮은거 같다.

영화 도중에 F4의 따오밍스를 연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OST 들으면서 나도 좋았으니까..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쓸 수 있으면 따로 쓰고 싶을 정도로 꽤 괜찮았다.
근데 영화가 좀 무섭다 ㅋㅋㅋㅋㅋ

2월 셋째주인 이번주에는.. 일단 시험을 끝난 지 막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저녁에 빨리 퇴근하면 집에서 띵가띵가 유튜브 보면서 노래나 따라 부르고.. 유튜브 좀만 하다 잤다.
아.. 역시.. 잠을 푹 자는건 너무 너무 행복하다.
아.. 그리고 화요일에는 타 팀 다른 동료와, 우리 팀 같은 동료 각 1명씩과 함께 점심으로 식당에 가서 돈까스를 먹었다.

창가자리에 앉아서 돈까스를 먹는데..
밖에서는 눈이 소복소복 나리고 있었다.
1년 전의 이맘 때쯤엔.. 한국사 시험 끝나고 토익스피킹 준비하며.. 이번에도 꼭 레벨7 따야한다고.. 집 안에서 절박하게 계속 공부하던 내가 있었는데..
단 1년만에, 눈 내리는 날, 좋아하는 동료들과 눈이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돈까스를 먹을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격스러웠고 행복했다.
그 날에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날 오후가 되니까, 그 식당의 우리 옆 테이블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pcr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밖에서 30분동안 추위에 떨다가 콧구멍이 쑤셔졌다. ㅋㅋㅋㅋㅋ
결과는 다음날 아침에 나왔는데.. 아침에 너무 늦게 나와서 양해를 구하고 늦은 출근을 했다.
결과는.. 음성이었으니까.. ㅋㅋ

그런데 출근하니까 또 분위기가 이상해서.. 왜 그러냐 했더니, 이번엔 우리 팀에서 진짜 확진자가 나왔다고 연락받았다고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지에 나는 또 이틀 연속으로 검사를 받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갔더니 어제 나를 안내했던 거기 직원이.. 나보고 “어? 아까도 오지 않으셨어요??” 라고 묻길래..
“아이고.. 아까가 아니라 어제였슴당 ㅎㅎ”이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날엔 반대편 콧구멍이 쑤셔졌다.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쑤셔진 콧구멍즈들이 이틀이 지나도 계속 아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물리적인 자극 때문에 양쪽 콧구멍이 아픈건 아픈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또 결과는 음성 나와서 그 다음날에도 출근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폐가 안좋은데.. 내가 이틀 연속 음성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양성이었으면 죄책감에 시달렸으리라.
그래도 엄마가 결과 나올 때까지 딸래미 셀프 자가격리 한다고.. 밥 차려주고 알아서 가져다 먹으라고 방 문을 두드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반찬을 워낙 성대하게 차려줘서.. 너무 감격스러웠고 감사했다. ㅠㅠㅠㅠㅠㅠ
역시 우리엄마 짱짱



그래도 어쨌든 코로나 확진자와 관련해서 업무적으로 스케쥴을 다시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밤 늦게까지 야근했는데..
팀장님이 안쓰러웠는지 저녁에 간식도 사다주셨다.
행복하다… ㅋㅋㅋㅋㅋ
일부러 내 취향에 맞춰주신다고..
내가 편의점에 브이콘이 어딨는지 못찾고 있는데도.. 팀장님께서 일부러 편의점 알바생에 물어서 브이콘을 사다 주셨다. ㅋㅋㅋㅋㅋ
다른 과자보다 열량이 적은 브이콘을 아작아작 씹어먹고.. 같이 골라주신 신상 빼빼로랑 커피를 섭취하고 있는데.. 새삼 행복했다.



아.. 그리고 어제는 과장님께서 여러 농담도 해주시구..
1월달부터 새로 온.. 나보다 나이는 어린 여자 상사가.. 분위기 편해지게끔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너무 좋았다..
그 분은 기분이 좋을 때 일기를 쓰는 편인데..
나중에 그 일기를 다시 보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나는.. 슬플 때 일기를 쓰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었는데..

그래서 지금은 이번 달의 행복한 내용을 일기로 써봤다.
나중의 내가 오늘의 일기를 보고.. ‘그래도 내 인생은 행복한 경험도 있구나.’라고 빙긋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ㅋㅋㅋㅋ
그래서 오늘의 행복을, 글로 남겨서 저축하려 한다. ㅋㅋ

그럼 이만.. 안뇽.


+) 2월 업무 스케쥴을 다시 조정하느라..
모니터를 멍하게 보면서 2월 근무일수는 18일이라 이걸 맞춰야한다며.. 업무에 집중하면서 멍하니 18.. 18..
이라고 혼잣말 하는데..
갑자기 옆에 동료들이 파하하 하며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놀라서 황급하게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손사레를 쳤는데..
다 알고 있지만 그냥 감정없이 모니터보면서 시팔시팔 하는게 웃겼다고 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4시 44분이 되자, 또 옆의 동료가 자기만 볼 수 없다며 지금 시계를 보라 했다. ㅋㅋㅋㅋㅋ
전 회사의 우리 과장님이 생각났다.
우리 과장님도 나한테 이런 장난 종종 쳤었는데..
본인 막내 시절부터 본인의 선임한테서 받은 장난이었다고..
가끔은.. 옛 동료들이 그립다.
이제는 그 자리에 모두 없어서 돌아갈 수는 없지만..

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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