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주말에는 부모님과 동생과 식당에서 장어를 먹다가 문득 울어버렸다.
아빠는 또, 이렇게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젊은 날 금방 간다고.. 즐기며 살라고 했다.
같은 레파토리의 반복이었다.

그 말을 듣고 서러워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면 차라리 이 청춘이 다 빨리 지나가서 빨리 죽을 날이 오면 좋겠다고..
인생을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왜 내 인생은 변하는게 없고 구질구질한지 모르겠다고..
서럽게 펑펑 울었다.
요즘 회사에 가면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누구는 옆에서 승진 안시켜준다고 몇달동안 같은 레파토리로 말하고..
누구는 한달에 200도 채 받지 못하는 나한테.. 언제까지 하위 99%의 마인드로 살거냐며 훈계하고..
티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는건 의미가 없다.. 뭐 그런 류의 이야기들.. 회사에서 사람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말고.. 인력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게..
졸지에 또 우스운 말이 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 육성으로 보셔야지..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보고 사람을 cost로만 생각하시면 안된다..
라고 말한게 나는 이게 왜 루저의 관점에서 말했다는 건지 백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내가 배운 경영학의 인사분야들은.. 그토록 핵심 인재를 육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학문을 구축하고.. 학생들한테 가르치던거였는데..
경제학에서도.. 사회의 비정규직이 늘어날수록 소비는 감소되고.. 소비력이 줄어드니 기업의 투자도 감소하고.. 결국 저물가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되면 유동성함정에 빠질 우려도 있는데..
나는 실무를 잘 몰라서 이러는걸까?
내가 너무 이론에만 집착했던걸까..

어쩌면 정규직도 아닌데 너무 큰 욕심을 부렸던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던 모든 꿈들도 다..
내가 부자도 아니면서.. 그냥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하던.. 쓰잘데기 없는 거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그냥.. 회사에서 일 끝나면 집에서 잔다.
자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유튜브에서 자는 시간이 많이 늘면.. 뇌가 죽고 싶은거라 하던데..
나는 참 어지간히도 이제 지치고.. 인생을 끝내고 싶나보다. 이제는 회사사람들이 하하호호 얘기하는거에도 끼고 싶지 않다.
내 일은 의미 없는 일이라 한다.
내가 일이라며 데드라인에 맞추기 위한 그 모든 일들은 모두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지금도, 예전도, 다 마찬가지였겠지. 그래서 나는 좀.. 많이 죽고 싶어졌다.
이제는 무언가를 새로 하고 싶다는 의욕도 없다.
공부해야 하는데.. 기운을 너무 많이 빼았겼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나라면 안좋아하지 않을까.. 이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자신이 없다.

곧 토익 만료 되겠지.
나는 앞으로 30년동안 이 회사에서 이 직급에서 평생 이렇게 뒤치다꺼리하는 일만 하다가 죽겠지.
참 희망이 없는 개같은 인생이다. 이래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니까. 가족들이 보고싶다.
앞으로 일을 열심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이제.. 지쳤어..
일도.. 사는 것도.. 인생이 너무 절망적이고, 재미가 없다.
나는 항상 지는 게임만 하는… 어쩔수 없는 99%의 인생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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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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