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코트라 1차 면접을 보고 왔다.
6시간, 4번의 면접.

1차 영어면접부터 시작해서, 상황면접, 토론면접, PT면접까지..
20분의 메모시간을 주고 3분 발표에 3분 질의 응답,
토론면접은 20분의 준비시간에 42분의 발표.

이때까지 한번도 해본 적도 없는 면접을 처음 해보니,
면접장에서 말도 씹히고, 데이터를 빨리 정리하지도 못해서 조금 괴로웠다.

면접을 하는 도중, 긴장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고,
6시간동안 500미리짜리 생수 2병을 끝장냈지만..
면접 전에.. 이젠 더이상 학생이 아니라서 스터디 같은걸 준비할 수도 없었고..
면접 바로 전날까지도 나는 야근을 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보게 되어서 나는 정말 간만에 너무 행복했다.



10월 초의 어느 날,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코트라의 시험 결과가 나왔으니 확인해라, 네 수험번호는 02-00**이다.
설마 됐겠나.. 싶은 마음으로 검색해보니, 내 수험번호가 거기 있었다.
너무 놀라고 기쁜 마음에, 점심시간인 것도 까맣게 잊고, 옆에 후임에게 붙었다며 뛸 듯이 좋아만 했다.

그 뒤로 다가온 NCS와 인적성 검사..
처음으로 경제논술을 넘었다는 기쁨도 잠시..
인터넷 후기로 찾아본 NCS의 후기가 너무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후임에게 이건 도저히 자신이 없다며 한탄을 했다.
그랬더니 후임이.. “지인씨 이때까지 열심히 했잖아요. NCS는 다른데 가서도 많이 풀어봤고요. 이번에 잘할거에요.” 라며 위로해주었다.

막상 가보니.. NCS 기본서를 들고 온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
나는 적어도 저 사람들은 이길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왜냐면.. 내가 이때까지 푼 PSAT 문제집이 몇권이고.. 실전 문제집이 몇권인가.. ㅎ
그래도 사실은 너무 떨렸다. 90분 안에 120 문항을 풀어야 했으니까.
그치만.. 그냥 내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후회만 하지 말자고..

그리고 엊그제.. 드디어 코트라 1차 면접을 보고 왔다.
6시간동안 계속 머리를 쓰고, 면접관 앞에서 내 의견을 펼치는 시간은..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영어도 안쓴지 1년이 넘어가는데 오랜만에 하려니.. 남들보다는 못하는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실수도 하기도 했고..

막상 면접을 보러 가니.. 더 떨렸다.
시계가 없는 곳에서, 면접관의 말만 듣고 시간내에 요점만 정리해서 면접장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고..
발표면접과 토론면접은 준비만 연달아서 20분씩 총 40분간 머리를 싸매고 요점을 정리하는것도 어려웠다.
면접장 안에 들어가서 내 의견을 펼치고, 면접관으로부터 문의가 들어오는걸 응대하는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치만 행복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상관하지 않고 간만에 속이 후련하고 행복하기만 한 면접은 처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젊은 날의 꿈에 기업에 지원하고자 했던 오랜 사랑이.. 어느정도 이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코트라 경제 논술에도 붙어봤고.. 1차 면접까지 가봤으니..
정말 경쟁하고 싶었던, 나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던 쟁쟁한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서, 그것도 코트라 실무진들 앞에서 겨뤄봤으니..
그것만으로도 지난 날의 내 세월이 모든게 다 헛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이나 감사했다.

4년 전에는 코엑스 4층에서 키타에서 진행했던 무역실무과정을 배웠는데,
4년 뒤에는 코엑스 3층에서 코트라 NCS랑 1차 면접까지 보다니..
이런 일이 생길 줄 내 인생에서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ㅎㅎ

사실 한편으로는 프로듀스 101의 지원자 중에 한 명이 된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24명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72명으로 시작해서 24명 안에 들다니..


1차 면접까지 오다니.. 정말 행복했고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이 소중한 기회를 주신 코트라 관계자 여러분과 인재경영실 분들에게도 너무 감사드려요.
항상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할게요..

Posted by 지인:)
,